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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베놈 2018] 줄거리 리뷰_영웅인가 악당인가

by sky_barabara 2024.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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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할 것인가, 지배당할 것인가

 

 

 

에디 브록(톰 하디)는 잘나가는 열혈기자다. 진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는 그에게는 결혼을 약속한 변호사 여자친구(미쉘 윌리암스)가 있다. 어느 날, 그녀의 변호소송기록을 보다가 거대기업 라이프 파운데이션의 비리를 알게 되고, 이를 취재하던 도중, 회사에서 쫓겨나고, 여자친구에게도 파혼당한다. 

모든 걸 잃은 그에게 라이프 파운데이션에서 일하는 연구원이 찾아가 취재를 부탁한다. 에디는 내키지 않지만, 끈질긴 설득 끝에 함께 연구소로 향한다. 그곳에서 외계생물체 '심비오트'의 공격을 받게 되고, 에디는 '베놈'으로 거듭난다. 정의로운 일만 하고 싶은 에디의 의지와 상관없이 '베놈'은 본능과 폭력적인 힘을 주체하지 못한다. 또, 살아있는 사람이나 동물을 먹어야 배고픔이 해결되는 존재다. 에디 몸에 베놈이 함께 있으면 다친 다리도 상처도 모두 치료되고, 어디든지 빠르게 이동하며 물리친다. 막강한 능력을 가진 베놈과 함께 에디는 거대기업에 맞서 이기기 힘든 싸움을 준비한다.

 

 


난 베놈이다 넌 내거야 
네가 우릴 찾은 게 아니라 우리가 널 찾은 거야.
넌 내가 타는 첫 차라고 생각해.
(베놈)


 

 

 

기생하는 생명체의 발현

 

 

얼마 전, <기생수 : 더 그레이>가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면서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기생동물이 숙주의 몸에 들어가서 능력을 발휘한다는 모티브는 2018년에 제작된 <베놈>과도 유사한 내용들이 눈이 띈다. 2021년에는 <베놈2>가 개봉되었고, 올해 <베놈3>의 미국개봉날짜가 알려지면서 영화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기생수 : 더 그레이>와는 결이 전혀 다른 액션 영화이지만 누군가의 몸에 기생하며 능력을 발휘한다는 발상의 유사점과 인물의 대사에서 '베놈'과 '기생수'가 겹쳐져 보이는 부분들이 있어 살펴보고자 한다. 

 

 

 

 

베놈은 외계 생명체로, 각각의 개체의 이름이 있다. 톰 하디에게 들어간 베놈은 '심비오트'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심비오트'는 기생물로 숙주가 되는 몸과 잘 결합할 때, 자신의 능력을 월등히 증폭시킬 수 있다. 결합하지 못했을 때, 기생물과 숙주인 인간의 몸이 죽는 것은 <경성 크리처>에 나오는 나진과의 결합을 연상시킨다. 베놈은 결합을 통해 능력이 발현되고 성장해 가며, 더 큰 결합을 통해 더 큰 능력을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존재가 된다. 

 

 

<기생수 : 더 그레이>와의 차이점

 

<기생수 : 더 그레이>에 나오는 기생물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의식의 연동성이다. <기생수 : 더 그레이>에서는 기생물체가 인간의 뇌를 먹는데 그 후에는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주인공 정수인의 뇌를 다먹지 못해서 하루에 15분 정도만 '하이디'가 지배하는데, 정수인은 '하이디'였을 때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 특징 때문에 둘 사이의 연결고리  '강우' 캐릭터의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었고, 그 덕분에 매력넘치는 강우를 만날 수 있었다. 또, 수인과 하이디의 소통과 화합은 무의식의 세계에서만 가능하며, 이런 부분이 <베놈>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인다.

 

 

 

베놈과 심비오트의 우정

 

반면에, <베놈>에서는 주인공 에디와 '심비오트'가 서로 대화를 한다. 순간적으로 튀어오르는 '심비오트'의 본능을 에디가 제어하기 위해 애쓰고, '심비오트'가 사람의 머리를 먹는 것이 두렵고 역겨워서 에디가 '심비오트'를 나무라기도 한다. 처음에 '심비오트'는 자기 행성으로 우주선을 몰고 가서 친구들을 지구로 데리고 올 계획이었지만, 스스로 그곳에서는 루저라고 고백하며, 지구에서 자신은 루저가 아니라며 마음에 들어 한다. 이 모든 고백들도 에디와 서로 이야기하며 알게 된다. 

<베놈>에서는 두 존재가 서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지구를 지키기 위해 드레이크의 베놈 '라이엇'을 물리치기로 힘을 모은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드레이크의 베놈 '라이엇'을 대항해 함께 싸우다 우주선의 화력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를 희생한다. 정말 친구를 잃은 것 같은 톰 하디의 표정에서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강한 자가 세상을 지배할까

 

이 영화에서 베놈은 무척 교만하게 느껴진다. 자기가 힘이 세고, 어디든지 빠르게 올라가고 내려올 수 있고, 상처도 다 치유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니, 누구에게라도 위협이 되는 존재가 되겠다. 베놈을 지구로 끌어내린 드레이크 박사도 이 세상이 어지러우니 자신이 베놈을 이용해서 새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의 관계에서도 목소리 크고 강한 사람의 의견에 따르게 되는 경우가 있다. 찬찬히 생각해 보면 따를 이유가 없지만, 시간과 공간의 제약 때문에 우리는 강한 사람에게 끌려갈 때가 있다. 하지만 강한 사람의 의견이라고 해서 다 옳은 것이 아닌 것을 우리는 안다. 베놈은 그걸 모르는 것 같다. 강하다고 해서 다 옳은 것은 아닌데.  드레이크 박사는 베놈의 그런 교만을 부추기고, 자신 또한 베놈의 능력을 힘입어 세상을 지배하려는 야욕을 갖고 있는 인물로 묘사된다.

 

 

 

악당을 물리치는 액션스릴러

 

<기생수 : 더 그레이>에서는 조직을 형성하고 살아가는 인간이 강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존재의 가치에 대해 다루지만, <베놈>에는 철학적인 그런 거 없다. 톰 하디는 격렬한 액션 속에서 절대악으로 표징되는 '베놈'을 '베놈'의 능력을 빌려 처단하려 한다. 톰 하디의 근육질 몸매와 거침없는 치기어린 듯한 행동과 표정들은 매끈하고 신사적인 어른 남자에게서는 볼 수 없는 소년미가 느껴진다. 본능적으로 정의를 위해 뛰어드는 열혈기자의 모습과 베놈과 결합하여 티키타카를 나누는 모습가지 톰 하디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액션영화이다.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강추!

 

*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