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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빈센트 : 살인유발자 2024] 줄거리 리뷰_빈센트는 반드시 죽을까

by sky_barabara 2024.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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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마주치지 마라

 

편안한 보통의 날들을 보내며 직장에서 디자이너로 살아가던 '빈센트'(카림 르클로)는 어는 날 직장에 새로 온 인턴과 우연히 눈이 마주친다. 인사하는 느낌이었던 것도 잠시, 그가 갑자기 빈센트에게 달려들어 폭행을 가한다. 이유없는 폭행이 직장에서 이어지고, 그 후로 길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 집 건너편에 사는 사람과 눈이 마주치면 폭력이 날아들어온다. 그의 일상이 망가지자, 빈센트는 고립을 선택한다. 먹을 것은 해결해야 하기에 식당 앞에서 포장 주문을 하며 가게 점원 마고(비말라 폰스)의 도움을 받게 되고, 그녀와 눈을 마주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에 안도한 빈센트는 그녀에게서 계속 끼니를 해결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누군가에게 쫓기고 그들이 사채업자임을 알게 된 빈센트는 그녀를 도와주며, 함께 길을 떠나기로 한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의 얼굴이 바뀌며 폭행하려 들자 빈센트는 그녀를 제압하고, 수갑을 채운다. 이 둘은 계속 함께 할 수 있을까. 빈센트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원인을 알 수 없는 살인유발

 

이 영화는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빈센트 머스트 다이>라는 제목으로 월드 시네마 부문에 초청되어 이미 관객들에게 소개된 바 있다. 스테판 카스탕은 영화 감독이자 배우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이 영화는 그의 첫 장편영화이다. 

 

 

 

 

이것은 바이러스도 아니고, 이유도, 근원지도 알 수 없다. 눈을 마주치면 누구든지 빈센트를 공격한다. 무조건적인 상황에서 오는 신체적 폭력은 원인이 되는 조건을 없앨 수 있는 가능성이 없으므로, 강력한 두려움을 유발한다. 빈센트는 그래서 고립을 선택하고 도시를 떠나지만, 현대사회에서 도시만큼 익명성이 보장되고 소외될 수 있는 공간은 없다. 우리 사회는 인터넷이라는 특정 가상공간에서 살 수 있는 인프라가 훌륭하게 갖춰져 있어서 사람을 대면하지 않을 수 있다. 그것을 간과한 빈센트는 더 큰 위험에 빠지게 된다.

 

 

 

 

유발자로 인해 드러나는 폭력

 

<빈센트 : 살인유발자>는 코로나19에서부터 시작되어 변종된 바이러스가 우리 몸을 침투하는 것처럼, 팬데믹 시대를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 떠도는 관계의 바이러스를 형상화한 영화처럼 보인다. 누군가에게 이유없는 폭력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불안정한 사회를 풍자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빈센트는 우리 주변의 이웃, 누군가를 닮아 있다. 마스크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사람간의 터치는 불편하고, 눈을 마주치거나 관계를 맺는 것에 소극적이 되고, 불편한 상황들에서 잠재되어 있던 분노는 표출되고야 만다. 

 

 

 

 

우리 사회에 잠재된 모든 분노와 폭력

 

 

지금도 가상공간에서는 익명성 뒤에 숨어 음모와 차별, 뒷담화, 배타주의, 이기주의가 난무한다. 꼭 신체적으로 가해지는 폭력 뿐 아니라, 이유없이 이루어지는 가상공간의 폭력을 직접적이고 신체적인 가해로 형상화한 것으로 이해된다. 

팬데믹과 경제적인 위기는 우리에게 불신과 분노의 패러다임을 허용하게 했고, 이것은 모든 사회적 가면과 시스템으로 우리의 삶에 침투해 있다. 존중이라는 이름 아래,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허용되어지고, 잠재되고 소외된 폭력의 씨앗들은 어둡고, 가리워진 곳에 싹을 틔운다. 빈센트의 위기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위기이기도 하다. 

빈센트를 향해 분노하는 것 같지만, 사실 빈센트는 도구일 뿐, 분노와 폭력은 그것을 행하는 사람의 마음 속에 이미 있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았을 뿐. 

 

 

 

호러물을 연상케 하는 스릴러

 

스테판 카스탕 감독은 세련된 장면 효과로 무거운 주제를 스릴러라는 장르로 풀어내고 있으며, 억울함과 주눅이 느껴지는 큰 눈망울의 주인공 빈센트(카림 르클로)는 이유를 알 수 없는 공격들을 역동적이면서도 코믹하게 풀어내며 작품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폭력을 불러 일으키는 모양새는 흡사 우리가 흔히 접했던 좀비 호러물을 연상케 한다. 마트에서 빈센트 뒤를 수많은 사람들이 쫓는 장면은 좀비물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그들은 좀비가 아니고, 빈센트는 이유를 알 수 없다. 무조건적인, 무방비하게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그 지점이 빈센트가 가진 상황을 더 호러적으로 만들고 있다. 

 

폭력유발자인 빈센트가 본래 영화 제목<빈센트 머스트 다이>처럼 반드시 죽어야 하는 건지, 영화의 결말에 감독이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극장에서 꼭 확인해 보길 바란다. 2024년 4월 24일 대개봉!

 

 

*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