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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콜미바이유어네임 2018] 네 이름으로 나를 불러줘

by sky_barabara 2024.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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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l me by your name

<듄:파트2>로 핫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티모시 살라메가 주연인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안드레 애치먼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이 영화는 청춘의 뜨거웠던 사랑과 상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1983년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사랑에 빠진 17세의 소년 엘리오의 6주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OST Futile Devices는 몽환적이면서 신비로운 느낌을 주며 이 영화의 분위기를 완성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무명이었던 티모시 살라메는 세계적인 배우가 되었죠. 그의 섬세하고 감성적인 연기가 일품인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입니다. (*스포 있습니다.)

 

 

 

그의 범상치않은 첫사랑

 

17살 소년 엘리오는 여름방학에만 머무는 이탈리아 가족 별장에서 여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러던 중, 아버지의 보조 연구원으로 온 올리버를 만나게 되고, 어깨를 주무르는 터치를 시작으로 올리버의 행동과 말투까지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의 행동을 따라하기도 하고, 올리버가 어디에 있는지 궁금해하기도 한다.

어느 날, 함께 외출한 곳에서 엘리오는 올리버에게 고백하고, 올리버는 복잡해지는 것을 우려해 엘리오를 밀어낸다. 하지만 엘리오를 처음부터 마음에 두었던 올리버는 엘리오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둘만의 시간들을 보낸다. 6주간의 시간이 흘러, 올리버의 일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둘은 헤어지는데, 겨울에 걸려온 올리버의 전화로 엘리오는 다시 잊고있던 감정에 휩싸인다. 

 

 

퀴어, 퀴어, 첫사랑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퀴어 영화로 2017년 1월 선댄스 영화제에서 선공개되었습니다.

'그해, 여름 손님'이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에도 원작 소설이 출간되었다고 해요.

포스터와 제목만 봐서는 퀴어 영화로 짐작할 수 없고,

영화 초반만 해도 티모시 살라메와 수많은 여자친구들의 관계가 보이며

흔한 청춘 로맨스물로 보여집니다.

 

연구원으로 온 올리버와 그 집 사모님과의 불륜같은 막장영화는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다 오판이었구요. 

 

 

그가 단지 그였기 때문에
내가 단지 나였기 때문에

 

 

모든 예상을 뒤엎고, 엘리오의 첫사랑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것도 잘생기고 매력적인 올리버를 향한.

노골적이지 않으면서 섬세하게 고백하는 그의 이야기를 기똥차게 알아듣고 답하는 올리버.

그 역시 엘리오를 마음에 두고 있었던 듯한데, NO를 외치던 것도 잠시, 둘은 마음을 나눕니다.

 

엘리오는 여자친구와 헤어지기까지 하며 엘리오에게 빠져드는데, 티모시 살라메의 설레면서도 그의 출입까지 신경쓰는 듯한 행동까지, 사랑에 빠진 소년을 기깔나게 연기해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올리버가 오지 않자 숲 사이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엘리오의 뒷모습은 쓸쓸함과 순수함이 느껴지는 장면이었어요.

 

 

아름다운 자연과 청춘

 

이 영화는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영화 전체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 크레마와 호수 도시 시르미오네에서 주로 촬영했다는 하는데,

야외에서의 식사와 자전거로 달리는 길, 유적을 보기 위해 찾아간 해변 등 아름다움으로 가득합니다.

엘리오의 별장의 풍경도 싱그러운 푸른 잎들로 둘러싸여 있어,

눈부신 햇살과 함께 휴가지에 있는 듯한 느낌을 춥니다.

17살의 청춘인 엘리오의 이미지와도 잘 어울리는 배경이 그의 풋풋한 마음을 더 설레게 하고,

여과없이 비추는 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순수한 그의 마음을 표현해 주고 있어요. 

 

 

복숭아는 어떤 의미?!

엘리오는 복숭아 두 개를 가지고 와서 하나는 먹고,

나머지 하나는 씨를 빼고 자위의 도구로 사용하는데요.

그 안에 사정한 후 탁자에 올려 놓고 잠을 청합니다.

 

잠시 후에 올리버가 와서 그 복숭아를 발견하고, 무엇을 했는지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복숭아를 먹으려고 하자 엘리오는 먹지 말라고 하며 울기까지 합니다.

자기 마음을 들킨 부끄럽고 수줍은 소년 그 자체였어요.

 

이 영화에서 가장 임팩트있는 장면으로 꼽히는데요,

성에 대한 관심이 가장 많을 나이의 엘리오가 올리버에 대한 마음을 여과없이 드러낸 장면인 것 같습니다. 

 

 

사랑의 상실이 주는 아픔

 

이 영화는 퀴어 영화이지만,

퀴어를 반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의 갈등이나 분쟁은 없습니다.

올리에의 부모님은 올리에와 올리버의 관계를 알고 있지만,

이를 암묵적으로 허용하고 인정해 주는데요,

마지막 부분에서 올리버를 상실한 올리에를 진심으로 걱정해 줍니다.

 

다른 사람들이 두 사람의 관계를 알게 될까 봐 걱정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갈등을 가져오지도 않고,

영화의 모든 흐름은 둘의 관계에만 집중합니다.

그래서 이 영화가 더 감성적으로 느껴지고,

감정에 집중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 같아요. 

 

엘리오, 엘리오, 엘리오, 엘리오,
올리버...
I rememver everything



 

 

영화의 마지막에서 올리버의 전화를 받고,

그의 소식을 들은 엘리오는 다 덜어냈다고 생각했던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데요,

장작이 타는 벽난로 앞에 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롱테이크로 잡힙니다.

3분이 넘는 시간 동안 계속 이어지는 감정선에서는 이별의 아픔이 드러나고,

활활 타오르는 불꽃에 데인 것마냥 상처로 가득한 엘리오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영화의 제목처럼 '너의 이름으로 나를 불러주는' 두 사람.

올리버는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다는 고백으로,

진심으로 나누었던 마음을 위로하며 관계를 마무리합니다. 

 

 

첫사랑의 풋풋함과 아픈 상실을 그린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