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봐야 알겠지만, 열심히는 할 겁니다.
다들 그렇지 않습니까?
-<스토브리그> 마지막화에서
<스토브리그> 마지막화에서 남궁민이 외치는
단호하고 힘있는 목소리는 그 질문을 듣는 사람에게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무언가를 시작하도록 만드는 너무나 매력적인 드라마,
스토그리브입니다.
스토브리그의 의미
스토브리그는
스포츠 리그에서 다음 정규 시즌을 위한 선수들의 훈련과 재정비를 통해
전력 보강을 하는 기간이라는 뜻이다.
프로야구의 한 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이 시작되기 전,
겨울 동안, 스토브(난로)를 둘러싸고
선수계약과 다음 시즌 운영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시즌이 끝나더라도 팬들의 주목은 변함없이 불탄다'
라는 의미로 불려진 말이다.(나무위키 인용)
휴머니즘을 이야기하다
이 드라마는 남궁민(백승수 역)이 야구 꼴찌를 면하지 못하는
팀에 오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드라마다.
알콩달콩 로맨틱 사랑이야기 느낌 1도 없는
야구선수보다 단장과 팀원 등 프런트들이 주인공인.
야구 사건들을 다루면서도
선수나 경기보다는 그 뒤에서 이루어지는 정치적이고 부조리한
상황들 사이에서
떄로는 휴머니즘적인 이야기를 심도있게, 때로는
뼈때리는 이야기로 속을 시원하게 만든다.
선과 악의 구도없이 대결하는 드라마
남궁민(백승수 역)가 야구팀 최하위를 달리는 드림즈의 단장으로
부임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드림즈 야구단 운영팀에서 일하는 박은빈(이세영 역)과의
의견 충돌과 은근한 신경전은 이야기의 재미를 더한다.
실세를 쥐고 있는 오정세(권경민 역)과의 대립과
긴장구조 또한 이야기의 온도를 상승시키는 데에
큰 구심점 역할을 한다.
스토브리그 기간에 이루어지는
새로운 선수 영입, 연봉협상, 선수들의 훈련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 속에서 직원들의 사고관과 신념들을 발견하게 된다.
악역인 듯 보여지는 구단주의 조카 오정세(권경민 역)에게도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들이 있다는 걸 보여주며
연민과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백승수의 매력 넘치는 대사들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
애초에
돈이 없어서 졌다. 과외를 못해서 대학을 못 갔다. 몸이 아파서 졌다.
모두가 같은 환경일 수가 없고, 각자 가진 무기 가지고 싸우는 건데,
핑계대기 시작하면 똑같은 상황에서 또 집니다.
우리는 오서환 단장한테 진 게 아니라 그냥 그렇게
주어진 상황한테 진 겁니다.
"
준비가 안 되서, 상대방이 세서 졌다고 하는 박은빈에게
남궁민은 합리화하지 말라며 눈치보지도 않고 할말을 다 한다.
중저음으로 조용조용 느릿느릿 상대방의 의견을 반박하는
백승수 단장에게 스며드는 순간이다.
상황을 좋게 해석해서 '괜찮다'고 다독이며 현실을 우회하지 않고
현타를 받아들이고 돌파해서 더 나은 태도를 준비하는 백승수 단장의 운영 능력은
회를 거듭할수록 더 거침없고, 좀 멋지다.
"
남들이 비웃는 게 무서워서 책으로도 안 배우면
누가 저한테 알려줍니까?
그럼 사람들이 알려줄 때까지 기다려요?
1년 뒤에도 야구 모르는 게 진짜 창피한 거 아닙니까?
"
씨름, 하키팀, 핸드볼팀의 단장을 맡았던 전력이 있던 터라
야구에 '야'자도 모른다며 야구팀장들과 선수들은 백단장을 무시한다.
회식자리에서도 야구관련 책을 보며 눈치보지 않는 태도를 보이자
운영팀원인 조병규(한재희 역)가 질문한 말에 대한 대답이다.
가장 지혜로운 사람은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요즘에는 누군가에게 자신을 숙이며 무언가를 배우려고 하는 게 싫어서
배우려고조차 하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들의 눈보다 스스로 당당해지기 위해서,
제대로 일해보기 위해서 모르는 걸 모른다고 얘기하는 태도는
당연한 것 같지만, 실제로 아랫사람에게 자신의 무지를 드러내는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
저는 제가 공을 던질 것도 칠 것도 아니니까
우리팀에 도움이 될 것 같은 모든 걸 다 하는 겁니다.
...
팀을 바꿀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우리 일을 하는 거죠.
"
팀이 위기에 빠졌을 때, 욕만 하고 탓만 하고, 뛰쳐나갈 생각만 하는 사람들도 있다.
백단장의 팀에 대한 마음가짐과 태도는 책임감이다.
팀에 도움이 된다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마음가짐은
누군가에게서 배우는 게 아니다. 스스로 일에 대한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몸 담고 있는 집단이 위기에 빠졌을 때,
불평하는 10중에 단 2사람이라도 긍정적인 말을 한다면 위기는 극복될 것이다.
그리고 그 2사람이 리더의 자리에 있다면 그 집단은 살아남을 것이다.
"
저는 누군가를 닥달한다고 해서 제대로된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행동을 하면 답이 나올 수 있는 분이,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는 그 말입니다.
마음 속에 있는 불씨를 다시 지피는 건 본인 스스로만이 할 수 있다고 믿으니까요.
"
나에게 던지는 말 같았다. 행동하고 시작하면 답이 나올 수 있는 환경과 조건들을
갖추고 있는데도 게을러서, 합리화하느라 시간과 때를 놓쳐버리고, 그럴 껄~~하는 후회들로
또 흘려보내는 시간들이 있었다. 마음속에 불씨들이 기다리고 있느데 불을 지피지 않고
하루하루를 의미없이 보내지 말자고 다짐하게 된다.
나의 삶을 차곡차곡 쌓아야하는 이유
무엇보다 꼴찌팀이지만 그 팀을 이끌어가는 운영팀과 스태프들은 꼴찌가 아니라는 것.
성적이 꼴찌이지만 선수들 개개인은 꼴찌가 아니라는 것.
세상에서는 꼴찌의 점수만 기억하겠지만,
그 팀을 벗어나서는 개개인은 열심히 노력하는 프로들이고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스카웃제의가 들어오는 실력가들이라는 것.
사람들이 부족하게 바라보아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삶 속에서 나를 인정하며 살아야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소중한 드라마였다.
"작은 차이가 큰 차이가 될 거라고 믿으니까요."
" 소 한번 잃었는데 왜 안 고칩니까?
그거 안 고치는 놈은 다시는 소 못 키웁니다."
같은 명대사는 매일매일 내 삶의 태도를 잡아주는 디딤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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