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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서울의 봄 리뷰 그들에게 봄날은 없었다

by sky_barabara 2024.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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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울의 봄>은 12월 12일 있었던 군사반란이 어떻게 일어나게 되었는지

전두광(황정민)과 이태신(정우성)의 대립구도를 중심으로 9시간의 이야기를 그려낸 영화이다.

 

1979년 10월 26일 이후, 장기집권의 그림자가 걷히고

새로운 봄을 맞이하려하는 국민들의 희망과 달리

전두환(극에서 전두광)의 야망은 수많은 청춘들의 봄을 집어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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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서거 이후, 본격적인 힘의 대립이 시작되었다

 

영화는 첫장면부터 박정희의 사망소식을 전하며 급박하게 흘러가는

정세를 표현한다. 실제 일어난 이야기를 그대로 영화로 옮겨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대통령의 사망으로 수면 아래에 있던 권력들이 이빨을 드러내며 

자기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이권다툼이 본격화되기 시작한다. 

비상계엄 사령관으로 임명된 정상호(이성민)와 합동수사본부장인 전두광(황정민)의 의견차이는

수도경비사령관으로 이태신(정우성)을 세우는 안건으로 인해 더욱 분명히 드러난다.

 

서울의 봄 공식 사이트

 

본래 국군보안사령관인 전두광(황정민)은 대통령의 신임을 받으며

'하나회'를 기반으로 세력을 키워놓았기 때문에

검찰과 경찰의 모든 정보를 통제하며 세력을 키울 수 있는 인물이었다. 

육군참모총장인 정상호 대장(이상민)은 전두광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비 육사 출신인 이태신(정우성)을 수도경비사령관으로 임명하여 만약을 상황을 대비하고

최후의 상황에 서울을 집어삼키려는 세력에게서

서울을 지킬 수 있도록 방비한다.

그리고 전두광과 노태건을 지방으로 보낼 것을 확정하지만,

이 정보를 알게된 이 둘은 1212사태라는 군사반란을 계획한다. 바로 이름하여 '생일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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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 '생일잔치'

 

전두광이 자신의 생일을 빌미로

수도경비사령관(정우성), 특전사령관(정병주) ,육군본부헌병감(김성균) 을

연희동으로 부른 후,

최고사령관이자 육군참모총장인 정상호(이상민)대장을 체포하는 작전을 펼친다.

(실제로 육군참모총장을 김재규의 협력자로 죄목을 만들어 내어 

최고사령관의 자리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였다.)

 

전두광은 육군참모총장을 체포한 후

대통령에게 재가를 받으려는 계획을 꾸미고 실행한다.(선체포 후재가)

재가를 받기만 하면 육군의 지휘권을 빼앗을 수 있고,

자신의 편에서 군대를 출동시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미 하나회 일원인 군대 지휘관들은 전두광의 말에 움직이기 시작하고, 

수경사 이태신은 서울을 이들로부터 지키기 위해

비교적 가까운 군부대로 연락하여

전두광 일당의 군대를 막을 방책을 마련하는데...

 

 

이 둘의 대립 속에 불안해진 수도 정세에 군대들도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다.

대장의 순간적 판단에 자기 아래 있는 모든 부하들의 목이 잘려나가거나,

폭탄이 서울에 떨어지게 되면 죽을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군대를 책임지고 있는 대장의 역할과 책임감은 무섭게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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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김성수 감독은 알려져 있지 않고, 기록으로도 남아 있지 않은 이야기들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풀어내며,

전두광의 대척점에 있는 이태신을 부각시키기로 결정한다.

전체적으로는 사실을 바탕으로 만들었지만,

역사의 기록 그대로 표현한다면

영화를 만들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결국,

역사적으로 얼마나 큰 오점이 있었는지를 영화로 알리고 싶었다고.

이태신의 역할과 비중이 많아지면서

전두광과의 선명한 대립구도가 드러나고

최규하 대통령의 재가가 늦어지면서

갈등은 증폭되고 상황은 점점 클라이막스로 치닫게 된다. 


 

감독의 바람대로 전두광의 뒤에 숨은 많은 권력들은 전두광이 하는 일에 따라

이리 저리, 남탓하며 권력을 잡지 못해 안달난 무리로 묘사된다.

반면, 이태신의 측근들은 어떻게든 서울을 군사무리로부터 보호하고, 반란으로 인한 정권교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 과정에서 임무를 다하고, 상관을 지킨 수많은 군인들이 목숨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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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성과 정해인의 빛나는 조연

 

극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인물은 국방장관역에 김의성이다. 

무섭다고 숨어버린 국방장관의 극에 달하는 무책임성은

안타까움을 넘어 불쌍하게 여겨져 혀를 끌끌 차게 될 정도다. 

이런 인물들의 묘사는,

소수이고 약하지만 끝까지 자신의 본분을 지키는 인물들을

돋보이게 한다. 

 

그중에서도 오진호 소령(정해인)은 실존인물 김오랑 소령을 그대로 그려냈다.

육군특수전사령관 정병주 장군(극중 공수혁)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교전하다 총상으로 죽음을 맞은 인물이다.

군인으로서의 사명감과 상관을 지키고 정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부조리와 대립하는 오진호 소령의 모습은 진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공수부대가 다리를 넘어서기만 하면 서울이 전쟁터처럼 될 것이 뻔하기에

온 몸으로 이를 막아낸 정우성의 뒷모습 또한

두고두고 회자될 명장면이다.(실제로는 이렇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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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 아닙니까"

 

전두광의 사고관을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말이다. 성공해내지 못하면 반역자로 살겠지만

성공해내기만 한다면 혁명가로 살 수 있는 우리나라. 그 당시 대한민국의 실상이었다.

목소리 큰 사람이 밀어붙여서 이것이 '옳다'고 주장하기만 하면 그것이 '옳은 것'이 되는 세상. 

올바른 일을 한 사람도 국보법이나 간첩주동자로 이름매겨 감옥살이를 하게 만드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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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사람들은 이 영화에 분노한다.

민주화가 이루어지고 문민정부가 들어서며 독재는 과거의 이야깃거리가 되었고  

지금은 독재정권도 아니고, 혁명이나 반역은 용납되지 않기에.

그리고 하나회의 일원이었던 노태건은 그 다음 대통령이 된다.

성난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카드로 내건 

새로운 인물이었던 노태건을 국민들이 뽑아준 것이다. 

 

문민정부가 들어섰지만,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정치가 이어지고,  

국민들은 통제된 언론 속에, 가리워진 정보 속에서 제대로 역사를 알지 못한 채 흘러왔을 것이다.

 

현명한 선택들이 필요한 이유

 

지금도 SNS와 미디어 등 매체가 쏟아내는 정보들이 이렇게나 많지만 

양심있는, 바람직한 인물을 가려내기란 쉽지 않다. 

여전히 어느 곳에서는

밀어붙이기와 프레임 씌우기로 정의가 가리워지고

불법이 난무할 것이다.

그것이 서서히 드러나기는

서울의 봄의 주인공들만큼이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이 영화에 분노할 줄 아는 우리가

어떤 선택들을 해야 하는지 

늘 고민해야 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