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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리뷰

졸업 등장인물 줄거리 리뷰_내 인생에도 빛나는 졸업장을!

by sky_barabara 2024.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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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려원, 위하준 주연의 <졸업>이 드디어 막을 내렸습니다. 꽉 막힌 해피엔딩과 탐욕자들의 분열로 마지막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사이다를 선물했습니다. <밥잘사주는 예쁜 누나><봄밤>에서 겨울의 따뜻한 이미지들을 분위기있게 연출한 안판석 감독 특유의 감성이 잘 느껴지는 드라마입니다. 전작들처럼 연상연하의 주인공을 설정한  <졸업>은 주인공들의 성숙과 변화들을 밀도있게 그려내 입체감있는 캐릭터들을 완성했습니다. 무엇보다 연기구멍이 없는 안판석 사단 주조연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드라마입니다.

 

 

 

<졸업> 한번 둘러보실래요?

 

<졸업> 정보보기

 

정려원 위하준 <졸업> 보러가실까요?

 

성장하기 위해 마주하는 변화, 첫단계

 

이야기는 대치동에서 학원강사로 잔뼈가 굵은 서혜진(정려원)에게 대기업에서 일하는 과거 제자 이준호(위하준)가 찾아오면서 시작됩니다. 혜진이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뛰어들어야 했던 학원에서 만난 첫 제자인 준호는 늘 혜진의 자랑거리였습니다. 좋은 대학, 대기업 취직까지 승승장구하는 제자를 길러냈다는 뿌듯함은 행정고시의 꿈을 접고 학원강사의 길을 가게 만들었을 겁니다. 

 

그런 그가, 대기업을 그만두고 혜진이 다니는 대치체이스 학원에 입사하겠다고 선포해 버립니다!

준호가 갑자기 학원에 등장한 것도, 학원강사 월급과 직업만족도를 물은 것도 그제야 이해한 혜진은 현타오는 강사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일러바치며 준호를 뜯어말리지만 준호는 강남의 부를 꿈꾸며 혜진의 설득을 묵살해 버리지요. 

 

 

 

이 때만해도 준호의 자신만만함은 분기탱천해서 그 아성을 자랑합니다. 그리고 혜진을 늘 짝사랑해왔다는 고백을 하며(6화) 혜진의 삶을 흔들어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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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어른들의 세계

 

<졸업>에는 대치동 학원가의 경쟁과 서열싸움의 욕망, 학부모들의 학구열 등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선국어의 최형선(서정연) 원장과 서혜진 사이의 기싸움, 후반부에 몰아치는 우승희(김정영) 부원장과 최형선 원장과의 결탁과 결렬은 보는 내내 흥미와 분노를 동시에 느끼게 하는데요, 그래서 결말이 더 통쾌하게 느껴집니다. 

 

 

 

아이들의 성적을 위해 학원정보를 공유하는 학부모들의 모습은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고, 성적올리기 위해 애를 쓰는 강사들의 모습도 완벽 재현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사내연애가 뭐 그리 대수라고, 강사의 자질부터 오해의 소문을 양산하는 학부모들의 모습에서 교육의 카테고리 안에 '강사의 엄격한 사생활'까지 포함된 현실이 씁쓸한 장면들이었습니다. 

 

서혜진이 정말 대단한 에이스 강사여서 최형선도 그녀를 탐내고, 우승희도 그녀의 자료를 빼돌리는데요, 그 과정에서 혜진의 자료를 탐내는 하이에나들까지 어디에나 있는 정치질이 대치동에서도 고스란히 재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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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호가 마지막에 열었던 감상훈련 강의는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을 법한 수업이고, 상섭의 첫 무료강의 역시 최형선의 입맛에 맞지 않습니다. 오직 자본으로 움직이는 학원의 현실에서 백년지대계와 같은 류의 분위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연출의 의도는 분명합니다. 이런 것들이 쏙 빠져버린 교육 세상에서 사람의 마음을 파고드는 감상, 감동, 행간읽기가 결국은 모든 배움의 근본이 되어야한다는 이상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죠. 

 

 

 

 

준호의 마지막 행적들에서도 '참선생은 결국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우승희의 정치질이 결국은 똥파리만 남게 되는 것이라면 참선생에게는 결국 사람이 남게 되는, 돈과 자본이 지배하는 학원 세상에서도 승자는 결국 '사람'이라는 것을요. 

 

제가 쌤한테 도움이 되고 싶은데
부담만 드리는 것 같아.. 속상해요.
-16화 민지쌤 대사 중

 

 

 

등장인물

 

 

선생님들을 갈라치기하며 선동하는 우승희와는 대조되는 인물로 대치체이스에 김현탁(김종대) 원장이 등장합니다. 서혜진의 첫 제자 이준호의 성공으로 학원가의 길로 들어서게 한 인물로, 서혜진을 무척이나 아끼는 인물입니다.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학원을 운영하지만 학부모의 요구와 세태를 거스를 수 없는 우유부단함도 가진 인물인데요, 특히나 서혜진에게 잘못했다며 술에 잔뜩 취해 물에 빠지는 장면이나 혜진과 준호의 관계가 들켰냐며 묻는 장면에서는 허술하지만 정감있고 따뜻한 인물로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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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진을 짝사랑하는 영어과 팀장 윤지석(장인섭)은 서브남에서 빌런으로 변모하는 인물인데요, 혜진이 준호와 사귄다는 말을 듣자 배신감을 느끼고, 어정대기만 했던 자신의 수치를 혜진끌어내리기에 다 써버립니다. '좋아하는 여자 옆에서 어정대는 것이 왜 수치스러운 거냐'고 반문하는 준호와 대조되어 좀스러움이 부각되지요. 학원이 망할 기미가 보이자 잽싸게 라인을 갈아타 버립니다. 

 

 

 

이명준(이시훈)은 우승희의 사람이었지만 준호의 자존심을 숙인 진심어린 사과와 인간적인 진심에 마음을 움직입니다. 권모술수는 결국 망하는 길이고, 진심은 통한다는 진리를 펼치는 준호에게 힘을 실어주는 인물로 나옵니다. 혜진과 준호를 대놓고 비아냥대며 공격하지만, 마지막화에서 변모하며 학원강사로서의 책임을 다합니다. 

 

김채윤(안현호)은 준호를 짝사랑하는 인물인데요,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다 내보이며, 준호에게도 청미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인물로 나옵니다. 특히, 혜진과 준호가 비밀연애를 시작할 무렵, 회식자리에서 준호에게 과도한 리액션을 반복하자 옆에 있던 선생님이 '취했다'며 다독이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냅니다. 우리 주변에 둘러보면 이런 사람 꼭 있을 것 같은데요, 푼수같은 백치미가 있는 채윤이 청미에게 지적하는 말들을 하자 청미가 팩폭하며 반격할 때는 희열이 느껴지는 걸 보면, 채윤은 비호감인물이 확실합니다. 

 

 

표상섭(김송일)은 고등학교 교사에서 학원강사로 변모하는 인물인데요, 극 초반에 혜진의 항의를 받고 어쩔 줄 모르는 현실 공교육의 현주소를 보여줍니다. 이 일로 혜진은 이겼다고 생각했지만, 극의 마지막에 상섭이 최선국어의 강사로 가게 되자 혜진은 이를 가장 안타까워하며, 자신의 교육자로서의 양심을 돌아보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주는 인물입니다. 상섭은 무너져가는 공교육과 성과위주의 사교육 사이에서 이상적인 본질을 찾아가려는 교육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며 인상적인 인물로 등장합니다.

남청미(소주연)은 공부를 공부답게 가르치고 접근하는 패기넘치는 강사로 등장하는데, 준호의 친구 승규(신주협)과의 첫 대면 대화에서 그녀의 멋진 소신이 빛을 발합니다. 대학원생인 그의 속물적인 발언에 '한심하다'며 팩폭해버리는 당당함과 솔직함이 매력적으로 펼쳐지며, 차세대 대치체이스의 에이스로 부상합니다. 

 

 

 

빛나는 졸업장

 

중반부까지 준호와 혜진의 썸과 밀당, 알콩달콩한 연애가 주를 이루며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합니다. 후반부 둘의 연애가 탄로나면서 혜진의 몰락을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의 움직임 속에서 준호는 반성과 깨달음으로 나아가게 되는데요, 과거 작은 교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신만만했던 자신을 돌아봅니다. 속절없이 무너져내리는 연인을, 힘든 티를 숨기려하는 연인을 지킬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과 무력감이 그의 성장을 재촉합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그가 자세를 고쳐먹은 것은 지키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이지요. 바로 서혜진.

 

자기 하나 때문에 학원 무너지고 선생님들 망했다,
그런 죄책감 갖고 살게 하고 싶지 않아요.
-15화, 이준호 대사 중

 

 

 

지키려하는 소중한 가치를 깨닫자, 손을 벌벌 떨면서까지, 사람들 앞에서 허리를 숙이면서까지 그는 전력을 다해서 지켜냅니다. 그런 그의 성장은 혜진을 각성하게 하는데요, 돈과 세태를 쫓아 왔던 곳에서 다시 잃었던 꿈을 찾으려 합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동네가 필요하다는 말처럼 이들의 졸업장은 본인 스스로의 노력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것인데요, 이들 주변에 적이 된 사람들이 던지는 공격들로 인해 상처 입으면서도 힘을 주는 '내 사람들'과 책임의 자리를 지킬 수밖에 없게 만드는 제자들의 눈망울과 노력들이 결국 '졸업'을 이뤄낸 것입니다. 

 

 

본질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준호가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속내를 솔직하게 드러냈을 때.

청미가 공부 그 자체로서의 공부가 인류를 발전시켰다고 말했을 때.

혜진이 가려져 있던 렌즈를 벗고 꿈을 다시 찾았을 때.

본질을 말하는 모습들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것을 확인합니다.

 

우리는 다 잊고 있지만 본질의 것을 추구하는 것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습니다. 

본래 있었던 성질과 고유성을 찾아가는 여정만큼 아름답고 아픈 것은 없습니다.

그 성장과 성숙이 우리의 인생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고,

그 엔진은 거대한 기류를 만들어 인생을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을 확신합니다.

 

우리 삶의 마디마디에도 '빛나는 졸업장'을 받을 날들을 기대하며,

오늘의 고통과 통증을 마주하는 용기를 응원합니다.